Monday, September 11, 2006

박교수님

오늘 박교수님 내외와 닥터 리 내외분을 모시고 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박교수님은 올해 연세가 82세이신데도 젊은 사람 못지 않은 건강을 지니고 계시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시며 느릿 느릿 말씀을 하시면서도 유머가 있으시 분이다. 박교수님은 사실 오래 전에 은퇴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교수님이 아니시지만 교회에서는 그 분을 그렇게 부른다. 박교수님은 1944년에 미국으로 유학오셨다. 오늘 식사시간에 자신이 미국에 공부하러 오게 된 경위와 미국와서 고생하며 공부하던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국비 장학생으로 뽑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한국 사람이 왔다고 신문사에서 기자가 찾아와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고 야단이었다고 한다. 한 미국인 아주머니는 자신에게 한국의 하늘 색깔도 미국처럼 푸르냐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학비를 보충하기 위해 옥수수 농장에서 멕시코 인부들과 함께 일을하고 있던 중 한 미국인이 달려와 자신에게 한국에서 전쟁이 난 사실을 알려 주었다고 한다. 그때 그 미국인이 "이제 우리가 도와주러 갔으니 한국은 곧 괜챦아 질 것이다"라고 말해다고 한다. (그 당시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박교수님은 방학중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많게는 하루에 3개의 일을 가진 적도 있다고 했다. 음식점, 야간경비원, 농장일 등 안해 본 것이 없다고 했다. 야간경비원 시절에는 한 밤중에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깨어 나면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밤새 별일이 없었느냐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러면 능청스럽게 전혀 아무 일이 없었다고 말하면 그들이 등을 두드려 주면서 수고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은 하나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하시면서도 주일이면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오신다. 나이는 드셨지만 여전히 하루에 4시간 이상씩 책을 보고,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전공인 투자론을 살려 주식투자를 하고 계시다. 책상위에는 왼쪽 편에는 깨끗한 종이를 오른 편에는 이면지를 두고 메모할 일이 있으면 꼭 이면지를 활용하실 만큼 검소하시다. 받아 보고 계시는 신문이나 잡지는 1년이 지나도 버리지 아니하시고 모아두었다가 시간이 나면 못 읽은 사설을 다시 읽어실 만큼 절약이 몸에 배신 분이시다. 그러기에 80이 넘는 나이에 자식들의 도움 없이도 여유있는 노후생활을 하고 계시다.

박교수님! 남은 여생 오래 오래 늘 건강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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