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다운타운에 있는 캐롤라이나 메디컬 센터를 방문했다. 샬롯에서 알게 된 한 자매의 남편되시는 분이 며칠 전 부터 지병으로 입원해 계셔서 문병을 하러 간 것이다. 그 분은 신장이 좋지 않아서 오래동안 치료를 받아 왔는데 최근에 갑자기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마침 아래 층에 몇가지 검사를 하러 가셔서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와 함께 병실 옆에 있는 휴게실에 잠시 앉아 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오늘 따라 무겁게 느껴졌다. 얼마 있다가 병실 밖에서 자매님을 만나서 환자의 상태를 여쭤 보면서 아내와 자매님은 서로 부등켜 안고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나는 자매님의 손을 잡고 마음 속으로 기도했다. 자매님과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가서 그 분의 남편되시는 분을 만났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몸에 몹시 여윈 모습을 직접 보니 마음이 몹시 안되었다. 자매님은 그 동안 여러 차례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었지만 남편되시는 분은 이 번에 병원에서 보게 된 것이 처음 만남이었다. 그 분은 크리스챤이 아니었지만 기도를 드려도 되겠는냐고 물어 본 뒤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그 분의 야윈 손을 잡은 채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드리는 동안 눈물이 흘러나와 온 빰을 적셨다. 그 분도 눈가에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먼 이국의 땅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두고 찾아 오는 이 없는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하는 그 답답하고 두려운 심정을 누가 알 수 있을까? 나의 기도가 그 분의 마음에 얼마나 위로가 되었을까? 바라기는 그 분이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는 작은 믿음이라도 가질 수 있었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우리의 겨자씨만한 작은 믿음을 보시고도 큰 은총을 내려 주시는 전능의 하나님이시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아내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나누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하면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았다. 우리가 살아 가는 데 너무 바빠서 인생의 또 다른 한 면을 잊고 산다. 그것은 우리가 애써 생각하고 싶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우리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일을 간접으로라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집으로 돌아와서 얼마 전 부터 읽고 있었던 캘빈의 Instruction of Faith를 꺼내 들었다. 지난 번에 읽었던 내용 중에 갑자기 생각나는 대목이 있었다. 오늘 처럼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매우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여기에 그 내용을 옮겨 본다.
"곧 끝나게 될 우리의 노약한 인생은 영원을 묵상하는 시간이 되어야만 한다(This decrepit life of ours, which will soon end, must be nothing else but a meditation of immortality.)"
Wednesday, September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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